Category
Date
2009/12/03 13:04
예술가를 학대하라 - 조이 고블
예술가를 학대하라 - ![]() 조이 고블 지음, 최세희 옮김/문학동네 |
매력적인 제목에 이끌려 도서관에서 책을 집어들었지만
예술가를 고통 속에 밀어 넣어야 더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이론 하에 그 과정을 그린 식상한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내려놨다 집어들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대체 이 펑크 지향적으로 보이는 내 세대의 작가가 정의하는 예술가는 어떤 모습일지
음악과 문학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예술가인 내 생각과 같을지에 대한 호기심에 한 번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사실 이 책을 읽다가 중간쯤에서 한 번 중단했다.
작가 자신을 연상시키는 '할런'이라는 캐릭터의 대사 하나하나가
Punk와 Rock을 숭배하던 사춘기의 내 머릿속을 마치 그대로 들여다보는 듯 하여 내겐 너무나 뻔했다.
그리고 소설에 있어 소설가의 취향이 반영된다는 점은 인정하나
너무 하나의 음악 장르만 높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들을만한 음악'이란 건 죄다 Rock이고, 재능있는 뮤지션들은 모두 Rock뮤지션들이다.
단지 나의 주관적 느낌이지만 Hip-hop을 저속한 듯 표현한 부분에서는 racist적인 느낌까지 들었으며,
대중음악에 있어 하나의 큰 뿌리인 Jazz와 Jazz 뮤지션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었다.
작가 자신을 대변하는 캐릭터인 할런이 라디오의 채널을 돌려가며 비판하는 부분에서
나는 읽기를 멈추기로 작정했다.
식상한 아이디어로 책을 써 상까지 거머쥐었다는 것에 대한 질투와 경멸,
'극한의 고통 속에 놓인 천재 소년'과 '피터팬 컴플렉스를 지닌 분노가 많은 아저씨'. 그리고
'유명인사가 되기를 꿈꾸는 백치 미녀',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매력있는 여자' 등의 캐릭터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조이 고블' 그는 나보다 순수하고 용기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했다.
비록 내 보기에 피터팬 컴플렉스에 갇힌 융통성 없는 사람일지라도
그는 나 같은 사람의 손가락질을 두려워하지 않고 소설을 써 발표할 정도의 용기를 가지지 않았는가.
세상의 때가 덜 묻은 순수함으로 그런 용기를 가질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결국엔 책을 마저 읽었고, 결말까지 읽은 후의 감상은 '제목만 흥미로운 끝까지 고집스러운 소설' 이지만
그 제목이 주는 공감대(共感帶)로 예술가의 정체성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통 중에 있는 예술가가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맞다.
그저 그런 상황에 있는 예술가가 좋은 작품을 만들기 힘든 것도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하지만 더 없이 행복한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예술가 또한 경지에 이른 작품을 창조해 낸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러므로 예술가들은 스스로의 안위(安慰)를 위해 감성의 기복은 그대로 두고, 감정의 기복을 줄여 가는 연습을 해야 하지 않을까.
-
Tping
Edit/DelReply
네, 감성과 감정... 분명 다른 아이들이죠. 근데, 감정의 기복을 줄여가는 일이 쉽지는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주변의 모든 이들과 함께 행복하려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노력은 하렵니다^^.2009/12/03 15:16 -
White Rain
Edit/DelReply
한때, 주변에 그 할런과 같은 친구들이 여럿 있었죠. 락을 칭송하는, 그리고 그 외의 것은 다 무시하는.2009/12/04 21:50
하지만 예술가란, 그만큼의 자존감도 있어야 한다는 점. 그 자존감이 결국엔 모든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명곡을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나름 존중하기도 한답니다.
다들 자기 분야에 대한 아집은 있기 마련이니까요. 아마도 그런 과정을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저는 음악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라, 죄다 나름 칭송하지만 그래도 최근의 후크송만큼은 도무지..ㅠㅠ...ㅠㅠ -
큄맹
Edit/DelReply
그 뮤지션은 그 장르에 대한 아집이 있는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2009/12/08 07:58
물론 다른 장르의 뮤지션을 배척하면 문제가 될 순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 장르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거든요.^^ -











